![]() 《“I dream that someday I can become a woman who leaves a big footprint in this world and open my own speech-earn 1 billion dollars per hour! - like Bill Gates! (저는 언젠가 세상에 큰 발자국을 남기는 여성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꿉니다. 제 연설에 시간당 10억 달러를 벌 수 있겠지요. 빌 게이츠처럼!)” 당찬 목소리로 연설을 마치자 경기 파주시 영어마을의 콘서트홀을 메운 청중 사이에서 박수가 터졌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경기 광주시 경화여자고등학교 2학년 박은미 양(17·사진). 박 양은 1일 열린 전국청소년영어경연대회 개인스피치 부문에서 고등부 대상을 수상했다. 능숙한 제스처, 유창한 발음으로 외국에서 산 경험이 있거나 연수를 받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박 양은 국내에서 태어나 공부한 순수 ‘토종영어’다. 박 양은 “어렸을 때부터 영어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보면서 원어민의 억양이나 제스처에 익숙했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면서 “영어로 말한 것을 직접 녹음해 들어본 것이 유창한 영어 스피치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영어경연 개인스피치 대상 탄 박은미 양 ○ 녹음된 내 발음, 어디가 잘못됐을까? “유치원 때 원어민 강사가 있는 학원에 다녔어요. 굉장히 내성적인 아이였는데 영어로 말할 때마다 선생님이 칭찬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영어가 재밌었고 말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어요.” 박 양은 5, 6세 때부터 영어비디오를 보면서 영어와 친해졌다. 한글 자막이 없는 ‘인어공주’ ‘곰돌이 푸우’ 등 영어비디오를 하루에 5회씩 봤다. 박 양은 “처음에는 ‘Hello’ ‘Hi’와 같은 인사말밖에 들리지 않았지만 꾸준히 반복해 보니 동작과 분위기, 상황으로 영어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영어를 한국어로, 한국어를 영어로 전환해 공부하는 방식이 아니라 영어를 언어 자체로 이해했다는 뜻. 영어테이프를 듣고 따라하면서 자기 발음을 녹음해 들어본 것도 영어 말하기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박 양은 카세트플레이어의 한쪽에는 영어테이프, 다른 한쪽에 공 테이프를 넣고는 한 문장을 듣고 멈춘 뒤 성우의 목소리, 억양, 속도를 그대로 따라해 녹음했다. 녹음내용을 다시 들어보면 내가 원어민의 발음과 얼마나 비슷한지, 어느 부분이 어색한지 알 수 있었다. 박 양은 초등 2학년 때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매일 30분∼1시간 이 방법으로 영어공부를 했다. 박 양은 즐겨본 애니메이션으로 ‘이집트의 왕자’를 꼽았다. 수십 번 넘게 보며 대사와 노래를 외울 정도. 박 양의 취미인 팝송듣기도 영어공부에 많은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멜로디밖에 들리지 않지만 일주일 정도 한 곡을 반복해 듣다 보면 점차 가사가 들렸다. 자막 없는 영어애니메이션 다섯살때부터 매일 보며 영어를 영어자체로 이해 영어 말하기의 첫걸음요? 외국인에게 다가가세요! ○ 청중과의 교감, 오바마처럼! “말하기 대회를 준비할 때마다 제가 큰 강연에 초청받았다고 생각해요. 연설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아니잖아요? 사람들이 제 말에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연설이 훌륭한 스피치라고 생각해요.” 박 양은 ‘To my friends all around the world(세상 모든 나의 친구들에게)’라는 제목으로 A4용지 한 페이지 반 분량의 연설을 준비했다. 작성한 연설문은 학교의 원어민 교사에게 조언을 받으며 수정을 거듭했다. 원어민 교사는 문법적인 요소와 문맥을 다듬는 데 도움을 주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점은 ‘청중과의 교감’이었다. 이를 위해 박 양은 연설의 주제를 ‘자신의 경험’으로 정했다. 꿈과 기대를 가지고 들어온 고등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코치카터(Coach Carter)’라는 영화를 통해 용기를 얻어 변화한 스스로의 경험담이다. 영화는 새로 부임한 코치를 통해 미국의 한 고교 농구부원들이 삶에 대한 더 나은 태도를 갖게 된다는 내용이다. 당일 연설 때는 딱딱한 도입 대신 손을 흔들며 영어로 ‘안녕하세요, 여러분’이라고 인사했다. 경직된 듯한 청중의 표정이 자연스러워졌다. “중반부가 넘어가면 연설의 클라이맥스 부분이 나와요. ‘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천천히 한 단계씩 도전했습니다. 1학년 2학기엔 학급반장, 2학년 때는 전교 부회장이 됐습니다’라며 힘차게 손을 뻗었는데 예상했던 박수가 안 나오는 거예요. 잠시 당황했지만 제가 웃으면서 박수를 유도했지요.” 박수를 스스로 치면서 박수를 유도하는 박 양의 적극적인 제스처에 청중의 박수가 쏟아진 것이다. 박 양은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나 포털사이트 ‘구글’을 통해 유명인의 연설을 자주 본다. 최근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가장 많이 봤다. 박 양은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내용 자체도 호소력이 있지만 표정과 몸짓, 호흡까지 모든 것을 끌어내서 연설하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를 연구하면서 청중을 웃게도 울게도 만드는 ‘공감형 연설’의 진짜 매력을 알게 됐다. 박 양은 “원어민에게 다가가는 것이 영어스피치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원어민에게 영어로 말을 건네는 것이 두려운 학생들을 위해 박 양은 자신의 일화를 소개했다. “초등학교 때 원어민 선생님과의 수업이 있었어요. 굉장히 소극적이었던 저는 선생님 앞에 서기도 두려웠거든요. ‘집에서 혼자 읽으면 영어가 술술 나왔는데 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할까’ 고민하다가 선생님께 할 말을 10줄 남짓한 대본으로 적어 외웠어요. 수업시간이 끝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선생님에게 다가가 ‘Hi…’라고 말했어요. 짧은 인사를 했을 뿐인데 선생님이 반기시며 여러 질문을 하더라고요. 준비한 말은 하나도 못했지만 계획한 10분을 훨씬 넘겨서까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이 작은 사건 뒤론 누구 앞에서도 자신 있게 영어로 말할 수 있게 됐어요.”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
영어테이프 따라하며 매일 30분 8년간 꾸준히 했어요
2011.10.25 12:51
[Prime TOWN]“영어테이프 따라하며 매일 30분 8년간 꾸준히 했어요”
동아일보 원문 기사전송 2009-11-09 03:21 최종수정 2009-11-09 07:03